여행/신혼여행기-이탈리아

신혼여행기 #22 나의 선택은 '비너스의 탄생'

ULURU 2017. 4. 25. 09:43
반응형

우피치 미술관은 베키오 궁전 옆 골목으로 들어가서 있었다. 유럽의 3대 미술관이라는 이곳의 입구는 구석에 존재했다. 솔찍히 들어가면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에서 그것도 왕족도 아닌 가문에서 모은 미술품이라는 것이 대단해봤자 얼마나 대단하겠어 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이 강하다고 해도 우리의 생각에 의하면 이탈리아 교황도 있고 프랑스 왕도 있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도 있는데 일게 왕도아닌 귀족가문 따위가 돈으로 싸질러봐야 얼마나 싸질렀겠나? 라는 거였다. 그래서 다른 왕가나 국가주도로 모아온 미술관에 비해서 결코 화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이 있었다. 그랬다. 솔찍히 그런마음에 시장을 느긋하게 구경했던 것도 있었다. 솔찍히 말하면 그다지 급하지가 않았다. 우리는 느긋하게 걸어서 미술관으로 입장했다.

미술관도 역시 피렌체카드가 사용가능했다. 정말 피렌체 카드는 좋은거 같았다. 피렌체 카드를 사고 거의 돈이 안드는거 같다. 아침과 저녁은 숙소에서 해결하고 유적지라던가 미술관, 박물관 입장은 피렌체 카드로 했다. 추가로 지출되는건 점심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푸짐하고 맛있는걸로 먹었다. 하지만 숙소 마스터는 우리에게 좋은 식당들을 많이 알려줬고 그나마 점심까지도 저렴한 금액으로 해결할수 있었다.

우피치 미술관은 한마디로 놀라웠다. 그 규모에 놀라웠고 그 작품에 놀라웠다. 우리가 딱보면 알만한, 아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품들또한 몇가지나 되었다. 예를 들면 수태고지같은 작품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뮤명한건 '봄' 이라는 작품이다. 보티첼리의 작품인데 한번씩은 들어봤을것이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작품이다. 봄의 여신과 뮤즈들의 소동을 그린 유쾌한 작품이다. 분명 이 작품은 몇번이나 봐온 작품이다. 유명하니 말이다. 정교하게 프린트되어진 미술책에서도 봤고 인터넷으로 모니터로도 본 작품이다. 하지만 진품은 힘이 있었다. 인간이 알아볼수 없는 픽셀까지도 똑같은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진품이 가지는 힘은 남달랐다. 어째서...왜...명작이라고 불리는지 알수 있을꺼 같았다. 그래서 생강양은 봄이 너무좋다고 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은 달랐다. 

아이러니 하게도, 아니 어쩌면 비교를 하라는 건지, 라이벌이어서 그런건지 두작품은 한방에 있었다. 그렇다고 마주보고 있는건 아니고 옆벽에 붙어 있었다. 그건 어쩌면 봄보다도 더 유명한 작품일지도 모른다. 그 이미지는 수많은 작품에서 차용되어 재생산되어 왔다 내가 가장최근에 본것중엔 샴푸 광고에 차용된것을 본적이 있다. 그 유명한 작품은 바로 비너스의 탄생이다. 조개에서 막 탄생한 비너스를 그린 걸작인 이 그림은 한번씩은 지나가면서 봤을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어느곳에서 보는 것보다 진품의 힘은 대단했다. 일단 크기부터가 컸다. 그림은 벽을 한가득 체우고 있었다. 그리고 미의 여신 비너스의 자태, 요즘말로 몸매가 너무 이뻤다. 손과 팔의 곡선, 허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너무 아름다웠다. 거기다 막깨어난듯한 조금 어리둥절한건지 쑥스러운건지 모를 표정이 신비로웠다. 정적인 비너스에 반해서 오른쪽편에서 급하게 담요를 가져오는 여인은 또 너무나 역동적이다. 알몸으로 나온 비너스에게 담요를 가져오기 위해 급하게 달려온듯한모습이 정적인 비너스와 대비되며 참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우피치 박물관에서 수많은 작품을 보았지만 그중 단연 최고는 비너스의 탄생이었다.

우피치 미술관은 너무나 넓고 수많은 작품이 있어서 단지 한 가문에서 완성한 미술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미술품 역시 르네상스에서 그치는것이 아니라 근데에 이르기 까지 너무나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중에는 지쳐서 이걸 어떻게 다보나 생각이 들정도 였다.결국에는 움직여 지지 않는 다리를 이끌고 힘겹게 작품을 다 둘러 보았다. 솔찍히 말하면 나중에는 지쳐서 이걸 보는것도 대충이고 휙휙 돌아보다가 눈의 들어보는것만 좀 자세히 지켜봤다. 그래도 영 동태눈은 아닌지라 괜찮다고 생각한 작품들은 대부분 이름있는 작품들이었던거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