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오키나와

비행기는 연착되고

ULURU 2018. 2. 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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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반에 출발 하기로한 비행기는 6시반에서야 탑승을 시작한다고 했다. 그 사이에 면세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탑승 게이트 바로 앞에는 술과 담배를 파는 면세점이 있었다. 나와 생강양은 급하게 가서 위스키 한병을 샀다. 글렌피딕 15년산, 남은 한병은 오는 길에 일본소주를 살계획이었다. 내가 일본 소주를 무척 좋아하고 이전에 교토의 선술집에서 오키나와 흑설탕으로 만든 소주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였다. 간단하게 위스키를 사고 여동생과 매제 커플과 바톤 터치를 했다. 그들은 담배를 사야한다고 했다. 둘다 담배를 피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부탁을 한거 같다. 담배를 사고오니 딱 탑승시작할시간이었다. 탑승은 6시 30분이 좀 넘어 시작했다. 


비행기 자리에 앉으니 비로소 피곤이 몰려왔다. 비행기안은 따뜻했고 긴장이 풀리는거 같았다. 사실 조카가 비행기를 잘 탈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었고 비행기를 타기까지 사건사고가 너무 많았다. 결정적으로 잠을 너무 못잤다. 그런데 비행기를 탔는데 조카는 너무 잘있었다. 아침부터 움직여서 짜증날만도 할텐데 여행간다는걸 아는건지 생긋생긋 잘 웃기만 했다. 그리고 곧 비행기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사실 내가 멀미가 심해서 이륙할때는 잠을 자려고 노력한다. 난 정말 3초만에 잠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주변이 시끌시끌해서 살짝눈이떠졌다. 옆에서 생강양과 여동생이 아기밥을 먹이려고 부스럭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당연히 하늘 위 한가운대 갰거니 하고 생각하고 창밖을 봤다. 실망스럽게도 창밖으로 보이는건 검은 아스팔트였다. 눈이오고 비행기에 얼음이 많이 끼어서 아직 이륙도 못한 상황이었다. 기다리다 못한 여동생이 아기 밥을 먹이기 위해 짐을꺼내는  바람에 잠에서 깬거였다. 우리는 걱정도 되고 짜증도 났지만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걱정인것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아버지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는 사실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우리가 먼저 도착해서 부모님을 맞을 생각이었지만 우리가 훨씬 늦게 도착할 꺼 같았다. 어쩔수 없이 꺼뒀던 휴대폰을 잠깐 켜서 어머니께 문자와 카카오톡을 보냈다. 혹시 비행이 끝나고 일본에 도착 하셔서도 당황하지 않도록 말이다.


비행기는 한참만에 이륙했다 아마 9시쯤이라고 기억한다. 그동안 아기를 가진 부모들은 비행기안을 걸으며, 또 그나마 공간이 넓은 앞에서 서서 아기를 달랬다. 오키나와가는 비행기여서 그런지 아기가 참 많은거 같았다. 조카또래로 보이는 아이들만 3~4명정도 있는거 같았다. 우리는 무언의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를 응원했다. 아기가 울지 않기를......무사히 여행을 마칠수 있기를.......


비행기를 새차(?)하는지 먼가 물을뿌리는 소리가 들렸다. 딱 자동세차하는 소리였다. 한참을 그러더니 곧 이륙하기위해 매인 활주로로 이동을 했다.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이륙할때는 잠을 자야했다. 그게 멀미를 가장 줄이는 방법이었다. 잠은 파도처럼 밀려왔고 눈을 감자마자 잠들었다. 다시눈을 뜬건 기내식이 나왔을때 였다. 우리는 아기가 있기도 하고 아침도 재대로 못먹을꺼 같아서 표를 살때 기내식을 미리 결제해 뒀다. 기내식을 살때는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도 못먹고 먼길가는데 밥이라도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둔건대 비행기가 연착을 하면서 정말 잘한 결정이 되었다. 10시가 넘어서 배가 무척 고플때 딱 기내식이 나왔다. 이스타 항공의 기내식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우리는 불고기 덮밥 두개와 닭볶음 덮밥하나 그리고 아기를 위해 치아비타 샌드위치를 받았다. 아기가 간이 안된 치아비타 빵은 먹을수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두꺼운 치아비타빵에서 소스를 묻은 부분을 때어내니 아기는 무척 잘먹었다. 아기는 먹는걸 좋아했고 덕분에 비행이 편해졌다. 기내식은 상당히 훌륭했다. 생각했던거 보다 퀄리티가 높았다. 배가 고파서 였는진 모르겠지만 우리는 만족스럽게 먹었다. 기내식을 다 먹고 나니 승무원이 와서 입국심사를 위한 서류를 줬다. 생강양이 입국 서류를 작성하다 화들짝 놀랐다. 입국 서류에는 숙소의 주소와 전화번호를쓰는 란이 있는데 부모님은 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당연히 우리가 먼저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아무런 정보를 드리지 않은 것이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부모님이 어떤 고초를 격고 있는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우리가 할수있는 일은 없었다. 이윽고 비행기가 오끼나와에 도착했다. 날씨는 아주 좋았다.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내가 와이파이 도시락을 가지고 있고 생강양은 로밍을 했기 때문에 생강양이 먼저 나가서 부모님을 확인 하기로 했다. 우리는 아기를 챙기고 유모차를 기다리고 다시 짐을 찾아서 나갔다. 그사이 생강양은 혼자 빠르게 입국심사를 받고 나가서 부모님과 상봉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의사소통이 안되는 부모님은 입국시사를 못해서 따로 불려갔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나마 간단한 영어로 아들이 좀있다 오기로 했다는 말만 반복했고 실제로 나를 찾는 구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가 우리는 아직 비행기에 있었을때 였다. 그렇게 말이 안통하는 어르신을 상대하던 입국심사대는 지쳤는지 될대로 되라는 건지 부모님을 그냥 입국 시켜줬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소주 8팩을 뺐겼다고 한다. 참 아버지 답다고 생각했다. 


입국심사를 하고 짐을 찾고 세관신고까지 하고 드디어 나올수 있었다. 도착하는 공항은 생각보다 더 작아보였다. 김해공항보다 작아보였다. 덕분에 부모님을 한눈에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드디어 함께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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