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
햐얀 백사장을 간단히 돌고 다시 우리는 다시 호텔로 향했다. 이번에는 골목길이 아닌 찻길을 택했다. 근처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왕복 2차선 도로 옆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레스토랑과 술집들이 나란히 있었다. 유명한 스테이크집도 보였고 민속 공연을 보면서 저녁을 먹을수 있는 레스토랑도 보였다. 아마 아기와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갔을꺼 같다. 조금더 가다보니 철판요리집이 나왔다. 해산물을 철판에 구워준다고 했다. 우리는 기회가 되면 가보자고 했다. 조금더 가다보니 유리공방이 나왔다. 나는 기념품 샾에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생강양이 붙들었다.
"여기 이거 너무 예쁘지 않아? 들어가보자" 생강양이 유리창으로 보며 말했다.
"문 열었나? 너무 이르지 않나?" 생각해보면 그다지 이른 시간은 아니었는데 주변 식당들이 모두 문을 받아서 그렇게 느낀거 같다. 생강양은 문넘어로 빼곰히 들여다 보더니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작은 샾안에는 두명의 아피스트가 직접 유리공예를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가족으로 보이는 3명이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었다.
"우와 이거 너무 예쁘다."
생강양이 산호위에 유리로 만든 요정들이 않아 있는 장식품을 들고 말했다. 요정들은 꼭 토토로에 나오는 물방울처럼 생겼다. 유리 공예를 하던 한명이 본인들이 직접 만든거라고 했다.
"우와 이거 직접만든거래, 이거 하나 살까?"
"생각해보자~"
"응응"
아직 여행은 많이 남았고 원한다면 살 수 있는 시간은 많이 있을꺼라 생각했다. 우리는 이것저것 둘러보다 상점을 나왔다. 하얀 2층 건물의 샾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다.
숙소에 들어오면서 근처 페밀리마트에서 간단하게 먹을 것들을 좀 사왓다. 내가 목이 마르다는 핑계로 칼피스워터를 사러 들어간김에 아버지 드실 맥주도 좀 사고 어머니 드실 간식도 좀 샀다. 호텔에 도착해보니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기와 잔디밭에 있는 벤치에서 쉬고 계셨다. 원래는 우리가 나갔다오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물놀이는 시간제한이 있어 오후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벤치에서 쉬고 계셨다. 우리는 일단 테이블로 가서 보따리를 풀었다. 여동생과 제부가 잠시뒤에 왔다. 둘은 호텔은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고 했다. 우리는 간단하게 상을 차려다. 햇살은 따뜻했고 그늘은 시원했다. 마침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반가웠다.
잠시 기다리자 수영장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야외 수영장은 겨울철에는 못쓰도록 하는거 같았다. 실내수영장이라고 있는건 바로 옆인데 천장이 있다 뿐이지 사실 바다쪽으로 뚫려 있어 별 다를껀 없어 보였지만 따뜻한 물이 나오고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바다를 바라보고 한가롭게 맥주와 칼피스 워터를 마셨다. 사실 오키나와를 오기전에 여행책을보고 걱정을 했다. 오키나와가 생각보다 할게 없었다. 츄라우미 수족관과 왕궁을 제외하면 오리온 공장정도가 구미가 당기지 나머지는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여행준비를 하면서 할게 없어서 심심하거나 어줍잖은 곳에 갔는데 다들 관심이 없어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오키나와에 와보니 할게 없을때가 가장 좋을때였다. 바닷가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다못해 칼피스 워터를 마시는 것 그것이 오키나와 여행의 묘미였다. 여행은 비워갈수록 가득찼다. 지금만해도 성질급한 아버지도 여행와서 늘 먼가를 해야하는 생강양도, 자연따위는 볼것없고 사람들과 사람들이 만든것들을 좋아하는 나도 바다가 보이는 의자에서 세상에서 가장편한 자세로 앉아서 칼피스 워터 한모금과 짭조금한 일본과자를 두고 먹고 있었다. 여행을 왔는데 어디를 나갈 생각도 의지도 없었다. 그냥 지금이 그대로 좋았다. 전에는 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게 가족들과 함께여서 그런 건지 아님 오키나와여서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 수영장을 쓸수 있는 시간이 왔다. 여동생과 제부는 방에서 커다란 가방하나를 들고왔다. 안에는 애기튜브와 어른 튜브가 있었고 수영복부터 각종 물놀이 도구가 들어 있었다. 신기한건 물놀이용 방수 기저귀도 있었다. 참 없는게 없구나 생각했다. 아기를 먼저 울을 갈아입힌뒤 동생과 제부는 탈의실로 향했다. 아기가 물을 좋아하고 목욕할때마다 물장구 치는걸 아주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고 했다. 이 호텔을 정한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수영장이라고 했다. 막상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생각했던거보다 추웠다. 따뜻하다고 생각했으나 물에 들어가려니 추웠다. 따뜻한 물을 틀어준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꺼 같았다. 아마 밤새 식어버렸던거 같다,. 아쉬운 마음에 따뜻한 물이 나오는 곳으로 라도 갔지만 그곳도 여전히 차가웠다. 어른들이 들어가기에는 괜찮았지만 아기한테는 치명적인 것 같았다. 아기입술이 금세 파래졌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아기를 방에 대려다가 욕조에서 씻기기로 했다. 여동생과 생강양이 커다란 수건으로 아기를 두르고 방으로 달려갔다. 남은 사람들은 짐을 정리해서 천천히 올라갔다. 방에 도착한 아기는 욕조에서 따뜻한물로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아까 추워서 굳은 모습은 찾아 볼 수 가 없었다. 우리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다.
(우리가 쉬었던 장소)
(위 사진에서 나온 의자에서 찍은 사진)
(야외 수영장)
(실내 수영장, 사진의 튜브는 여동생이 가져온 아기용이다)
(실내수영장에서 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