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기 1 # 결혼식이 끝나고
결혼식은 혼란스러웠다. 수많은 인사와 악수, 결혼식에서 생각나는건 그것뿐이다. 모두가 주목하는것에 부담스러움과 순서를 잊지 말아야지 하는 악박감, 그리고 악수 또 악수.....
태풍이 지나가듯 결혼식이 끝났다.
결혼식이 끝나고 겨우 한복을 갈아입고 평상복으로 돌아왔다. 그제서야 비로서 결혼식이 끝났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결혼식을 끝낸 소감? 뭐랄까? 인생의 큰 숙제를 해결한거 같다고 할까? 솔찍히 결혼식은 나와 생강양을 위한 이밴트가 아니었다. 이건 아버님과 집안어른들을 위한 일종의 쇼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생강양은 예뻤다. 사실 패백 할때 정통 복장을 입은 생강양이 더 이쁘긴 했지만...솔찍히 말하면 뭘입어도 생강양은 경이롭고 아름다웠으며 우아하고 섹시했다.
평상복을 입고 결혼식장을 나왔다. 우리는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기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웨딩카를 준비 안하기로 했다. 택시를 불러서 택시에 짐을 실고 기차역으로 갔다. 우리의 신혼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기차역에서 배대 커플을 만났다. 배대는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로 결혼식에서 사회를 맏아주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기차라고 했다. 다만 좌석이 같은 칸이 아니라서 함께 가진 못했다. 그렇게 기차를 타고 생강양과 결혼식 이야기를 하다가 피곤함에 잠이 들락말락할때 배대가 찾아왔다. 자신의 실수로 기차를 잘못예매해서 좌석이 없다고 했다. 나는 나의 자리를 배대의 여자친구한테 양보하고 배대와 복도에 나갔다. 그리고 거기서 같이 수다를 떨면서 올라왔다. 아 신혼여행의 첫번째 기차에서 신부와 신랑이 함께하지도 못하다니....참 아이러니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생강양은 고맙게도 배대의 여자친구와 즐겁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참 와이프 하나는 잘 두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역에서 배대 커플과 작별을 하고 예약해둔 라마다 호텔로 갔다. 원래는 집에서 잘까 호텔에서 잘까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신혼 첫날밤이고 신혼여행중인데 집에서 자는건 아닌거 같아서 호텔을 예약했었다. 마침 생강양이 적당한 가격에 좋은 위치의 호텔을 검색해서 예약해둔 상태였다. 호텔 로비에서 방을 배정 받아서 들어선 순간 우리는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가장 저렴한 스텐다드룸이었는데 호텔에선 그보다 한단계인지 두단계인지 위의 방을 선물했다. 생강양이 방을 예약하면서 신혼부부이니 전망좋은 방을 달라고 했더니 이러한 특전을 선물한거 같았다. 방에는 큰 더블 침대가 있고 거기에 싱글 침대가 하나 더있었다. 거기에 책상이 따로 있고 쇼파역시 따로 있었다. 욕실이 얼마나 큰지는 보지 않으면 설명하기 힘들꺼 같다. 욕실에 우리 둘 모두 들어갈 욕조가 넉넉히 들어 있었고 샤워 부스가 따로 있었다. 정말 라마다 호텔측에 너무나 감사했다.
우리는 여장을 풀고 밥을 먹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정신이 없어서 밥도 재대로 먹지도 못했었다. 기껏 부페에 가서는 인사만 주구장창하느라 재대로 먹은게 없었다. 호텔 주위를 찾다가 아웃벡 스테이크 하우스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간단한 스테이크와 파스타로 배를 체우고 호텔로 들어왔다. 여행으로 찾아온 밤의 서울은 또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맨날 다니는 남대문이고 명동인데 너무도 아름다웠다. 밤은 시원했고 불빛들은 화려했다. 우리는 와인을 살곳을 찾다가 포기하고 편의점에서 파는 로체와인 스파클링 이라는걸 샀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욕조에서 목욕을 하면서 와인을 마셨다.단언컨데 완벽한 신혼여행의 첫날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