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기 2 비행기...15시간의 사육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정말 푹 잘잤다. 침대는 푹신푹신했고 안락했다. 정말 우리는 호탤 체질인거 같았다.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보통은 아침을 먹지 않는데 이번 호텔은 조식부페가 포함되어 있어서 먹게 되었다. 조식부페는 어디나 비슷한거 같았다. 죽한그릇과 내가 좋아하는 프랜치 토스트를 먹고 커피를 마셨다. 역시 아침이라 많이 들어가지가 않았다. 반면 생강양은 참 잘먹었다. 생강양은 나와달리 아침먹는걸 좋아했다. 저녁을 푸짐하게 먹기보다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타입이었고 조식부페를 100%즐기고 있었다. 작은 체구와는 달리 나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가끔 이렇게 호텔에서 자는것도 좋을꺼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호텔이 사치스럽고 비싸기만 하다는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라마다 호텔 참 좋은 호텔이다.
그리고 준비를 하고 체크 아웃을 했다. 공항은 호텔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어재 잠깐 전화를 한 강군이 출근 후에 잠깐 보자고 했다. 그는 직장이 호텔에서 걸어서 3분 거리라고 신행가기전에 잠깐 보자고 했다. 버스를 기다리기 전에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식 이야기와 결혼이야기와 신혼여행 이야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버스가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웬 등빨 좋은 애들만 잔득 있는게 아닌가? 다들 2미터는 되어보이고 몸도 좋아보이고 얼굴도 잘생기고....여자애들이 나만한거 같았다. 주눅이 들었다. 나도 어지간하면 크다는 소리를 듣고 사는데 그 사이에 있다보니 완전 꼬꼬마 같았다. 게다가 다들 몸은 왜그리 좋은지......알고 봤더니 그들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같았다. 짐사이에서 유니폼이 보였고 응원도구도 보이고......내가 결코 작은게 아니라고 자위를 했다. 난 결코 작은게 아니다.
우리 비행기는 12시 50분 비행기인데 우리가 도착을 11시 넘어서 했다. 생각보다 체크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고 환전한 돈 찾는데도 시간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장모님이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잠깐 간단하게 인사하고 출국심사받으러 가야하는데 생강양이 계속 장모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없고 들어가자고 해도 하나만 이야기 더한다고 장모님께 당부를 하고 있었다. 급한마음에 조금 짜증을 내버렸다. 신혼 첫날 부터 짜증이라니 그것도 장모님 앞에서.......
우리는 한시간을 남기고 출국심사 줄을 섰다. 줄은 예생대로 길고 더뎠다. 비행기 보딩 타임이 한시간도 남지 않은 상환이었다. 시간이 너무 더디게 가는거 같았다. 혹시나 비행기를 노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우리의 게이트는 열차를 타고 가야하는 먼 게이트였다. 마음은 급한게 줄이 줄어들지를 않았다. 우리는 급속도로 얼굴이 굳어갔고 생강양은 무척이나 미안해 했다. 사실 늦을꺼 같진 않지만 아슬아슬하긴했다.
출국심사를 받는데 30분 조금 넘게 걸렸다. 우리는 뛰었다. 가방을 들고 캐리어를 끌고 뛰었다. 내부 열차를 타고 또 뛰었다. 그래서 겨우 가까스로 보딩타임내 끝나기 5분전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런데 도착한 게이트에는 아직 서성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연착이란다. 비행기가 늦게 도착해서 늦게 출발하는 거란다. 허무함이 몰려왔다. 늦은줄 알고 그렇게 뛰었건만.....
어째든 비행기는 출발했다. 에어버스... 처음 느낌은 헉 무지하게 좁다 였다. 다닥 다닥 붙은 좌석이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겨우 낑겨 앉아서 출발을 하니 밥을 줬다. 밥은 고기와 생선중 고를수가 있었는데 고기는 갈비양념의 덥밥종류였고 생선은 크림소스에 생선 구이였다. 음식은 다 맛있었다. 우리는 사진따위를 찍겠다는 원대한 관념따위는 잊어버리고 밥에 집중했다. 그 순간 사진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밥을 다먹고 의자를 뒤로 밀었더니 생각보다 편했다. 좁기는 하지만 생각만큼 막 불편하고 그러진 않았다. 비행기를 타면서 밥을 두번 줬는데 두번다 먹을만했다. 두번째는 치킨과 생선이었는데 생선은 장어덥밥이었고 치킨은 치킨이 올라간 파스타였다. 맛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위스키가 없다는 점이다. 독한술을 먹고 푹자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쉬운 일이었다. 아쉬운 대로 와인을 홀짝이며잠을 청했다.
러시아 항공에 승무원들을 좀 무뚝뚝하다. 그렇다고 친절하지 않다는건 아니고 정말 자기 할꺼만 딱 한다는 느낌이다. 음료를 달라하면 음료를 주고 와인을 달라고 하면 와인을 준다. 그냥 거기까지다. 그이상의 미소라던지 그런부분을 찾아볼수가 없다. 그내식은 생각보다 엄청 훌륭했다. 짜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내입맛에는 딱 맞았다. 정말 아쉬운건 위스키 하나였다. 그리고 방송으로 고려인으로 추정되는 어색한 한국말이 들렸는데 무척이나 재밌었다.
그렇게 겨우 9시간을 버티고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위에서 보는 러시아는 아름다웠다. 촘촘히 나무가 있고 띄엄띄엄 집들이 있는 모습과 거대한 호수가 어우려저 장관을 이루어 냈다. 생강양과 나는 다음엔 러시아를 꼭 가보자고 약속을 했다. 그만큼 위에서 내려본 모습이 아름다웠다. 공항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추우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냥 시원한 정도였다. 30분 정도 연착을 했지만 3시간의 대기시간이 있는 우리는 여유로웠다. 면세점을 구경하고 커피숍 옆에 앉아서 와이파이를 썼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인터넷으로 구경하고 숙소에 연락을 했다.
러시아는 공항에서는 달러와 유로와 PYO인지 하는 화폐기준을 사용한다. 생강양이 음료를 하나사서 유로로 지불했더니 유로와 루블을 석어서 줬다. 덕분에 루블 지폐가생겨서 봤더니 생각보다 비싼 환율이었다. 러시아 공항은 작아서 30분 정도 둘러보면 한바퀴를 돌수 있었다. 혹시나 맥도날드가 있는지 물어봤으나 없었다. 그리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다가 갑자기 화면이 바뀌어서 물어봤더니 게이트가 옆 게이트로 바뀌었단다. 아무말도 없고 사전 설명도 화면이 없이 바뀌었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바뀌었단다. 보딩하기 10분전에 말이다. 결국 이탈리아로 가는 비행기는 늦게 떴다.
이탈리아로 가는 비행기는 이탈리아 항공사인 알이탈리아에서 운영하는 작은 비행기였다. 여기서 부터 이탈리아의 기운이 느껴졌다. 우선 승무원들이 수다스러워졌다. 서빙을 하면서도 무언갈 하면서도 자기들끼리 끊임없이 조잘거렸다. 게다가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마지막으로 음식인데 짧은 비행시간(3시간)이어서 그런지 데우지 않는 차가운 음식이 나왔다. 햄과 절인 야채 그리고 무었보다 빵에 발라먹을수 있는 치즈를 줬는데 그게 너무 맛있었다. 기내식 전체가 양을 얼마 안되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기내식중 최고였다. 간단하고 깔끔하고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