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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건물에서 내다본 하늘은 파랗고 높았다. 매일같이 회색빛깔 하늘을 보다가 파란하늘을 보니 속이 다뚤리는 기분이었다. 어서 공항에서 나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랜터가 회사를 찾았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간 랜터카 회사는 공항으로 픽업을 나온다고 했었다. 우리는 그 픽업으로 렌터카 회사로 가서 차량을 인도 받는 일정이었다. 원래 계획은 우리가 먼저 도착을 한 후 생강양과 여동생은 아기와 공항에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나와 매제가 차를 랜트해서 다시 공항으로 와 부모님을 픽업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연착으로 계획이 수정되었다. 우리는 모두 함께 렌터카 회사로가서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렌터카 회사 직원은 공항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은 일본인으로 한국어를 못하는건 물론이고 영어도 잘못하는듯 했다. 렌터카에서 준비한 차를 타려는데 문제가 또 생겼다. 렌터카의 셔틀버스는 작은 미니버스였고 이미 탑승한 사람들로 꽉차 있었다. 남은 자리는 고작 3자리였다. 우리는 일단 나와 매제, 그리고 아버지 3명이서 랜터카회사로 가서 차를 빌려오기로 했다. 생강양과 여동생과 어머니는 아기를 돌보고 있기로 했다. 일단 그렇게 정하고 차는 출발했다. 처음이라 그런지 긴장해서 그런지 차는 생각보다 멀리 가는거 같았다. 인터넷으로 본 바로는 5분이라고 했는데 그보다 더 가는거 같았다. 나는 한국과는 반대인 차선을 눈에 익히려고 애쓰는 동시에 신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려고 애를썼다. 그러면서도 공항가는 길을 외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잔뜩 긴장을 하면서 집중하고 있는데 생강양에게서 카카오톡 전화가 왔다. 우리가 출발하고 금방 새 버스가 왔고 자기들도 바로 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제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 가니 렌터카 회사가 나왔다. 렌터카 입구에 누가봐도 우리가 빌릴차로 보이는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니산에서 나온 하얀색 8인승의 새차였다. 뒷자석 한쪽에는 아기가 탈 배이비 시트가 달려 있었다. 우리는 최대한 빨리 수속을 하고 짐을 실었다. 사람도 많고 짐도 많아서 겨우겨우 실을수 있었다. 우리는 일단 숙소를 먼저 가기로 했다. 역시 처음 계획은 점심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는 거였다. 연착이 많은 계획을 일그러 트렸다.
일본에서의 첫 운전은 매제가 하기로 했다. 어떻게 결정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결정했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가기로 했다. 차는 아주 새차 같았다. 심지어 차선 감지 기능까지 달려 있었다. 덕분에 차선을 이탈할때마다 경고음이 울렸고 운전을 편하게 할수 있었다. 운전석이 바뀌고 차선 방향이 바뀐 우리에게는 아주 유용한 기능이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기능이 달려있는 차를 배치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걱정했던 차선이 방향이 바뀐부분은 생각보다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앞차를 따라가기도 하고 사거리나 삼거리에서만 긴장하면 될일 이었다. 반면 차선은 골치 아팠다. 계속 긴장하다가 지도를 본다던지 잠깐 집중을 풀면 어김없이 차가 왼쪽으로 붙어 차선을 물고 달렸다. 그때마다 울리는 알람은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것보다 가장 어지러운건 깜박이 였다. 한국은 핸들의 오른쪽에 와이퍼 작동 스틱이 있고 왼쪽에 깜빡이 작동 스틱이 있다. 그래서 스틱을 위로 올리면 오른쪽으로 가는게 되고 밑으로 내리면 왼쪽으로 가는게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게 반대였다. 왼쪽에 와이퍼 작동 스틱이있고 오른쪽이 깜빡이 작동 스틱이 있었다. 또 깜빡이 작동 스틱을 위로 올리면 왼쪽으로 가는 방향이고 내리면 오른쪽으로 가는 방향이 되었다. 한국과 완전히 반대인것이다. 이게 정말 어지러웠다. 깜빡이를 넣는다는걸 몇번이고 와이퍼를 작동시켰다. 그렇게 손이 어지러워 정신을 팔다보면 어김없이 알람이 울렸다. 차가 왼쪽으로 쏠려 왼쪽 차선을 물고 달린 것이다.
숙소로 가는 길은 훌륭했다. 우리의 숙소는 오키나와 중부에 있는 문비치 리조트였고 공항은 오키나와 남부였다. 우리는 오키나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타고 달렸다. 일본 답게 길은 잘되어 있었고 알려진대로 차는 별로 없었다. 문제는 그길을 80키로로 달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차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빨리 달리지만 우리는 그럴수 없었다. 어디에서 단속을 하는지도 모르고 단속되면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벌금은 엄청나게 비싸다고 했고 첫 가족여행을 그런걸로 망칠수는 없었다. 우리는 지겹게도 80키로로 달려야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국에서의 운전 경험에 의하면 40분 정도 걸릴 거리를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하늘도 이뻤고 풍경도 이뻤고 길도 이뻤지만 지루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달려서 숙소에 도착했다. 원래 체크인시간은 아니었는데 호텔측의 배려로 이른 시간에 체크인을 했다.
(4일간 우리와 함께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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