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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을 나오니 배가 고팠다. 아니 수족관을 나오기 전부터 배가 고팠다. 아침은 든든하게 먹었지만 점심을 컵라면으로 해결한게 문제 였던거 같다. 우리는 급하게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을 했다. 공원을 들어오는 길에 바다를 끼고있는 괜찮은 식당들이 좀 있었다. 생강양과 나는 그중 카레집을 점찍어 두고 있었다. 맛있는 맛집이라고 했다. 여동생과 제부는 초밥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일본에 왔으면 비싼곳은 못가더라도 초밥을 한번 먹어봐야 하는거 아니냐 라고 했다.마침 생강양과 생각해둔 초밥집이나고 시내에 있었다. 회전 초밥집인데 생강양의 동료가 다녀와서 저렴하고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의외로 오키나와에는 맛있는 초밥집이 많이 않아서 중저가의 회전초밥집이 선호된다고 했다. 우리는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밤의 운전은 또 달랐다. 게다가 네비로 사용하는 구글지도는 정말 최단 거리의 길만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길은 차 두대가 지나가기 힘든 뚝길과 주택가를 지나가고 있었다. 한참을 달렸다. 달려도 달려도 숲길과 띄엄띄엄 있는 편의점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았다. 심지어 차도 많이 없었다. 좀 이상한 기분이 들 즈음 비로소 도시에 다달았다. 한적하고 조용하던 다른곳과는 달리 번화가 같은곳도 나오고 상가밀집해 있는곳도 있었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았다. 어두운 숲길만 지나오다보니 반짝이는 조명이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왕복 3차선인지 4차선인지 하는 큰길을 따라 한참 내려가니 우리의 목적지인 회전 초밥인 하마 스시가 나왔다.
식당은 여러 상가가 모여 있는 상가들 가운데 있었다. 옆으로는 야끼니꾸 가게로 보이는 가게가 있었고 좀더가면 대형마트인 맥스벨류가 나왔다. 주차장은 상가들이 모여서 같이 쓰고 있는거 같았다. 주차장이 넓어서 아주 편했다. 초밥집으로 들어가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가족단위도 많이 있었다. 우리는 명단에 가장 마지막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기로 했다. 어른들은 초밥을 먹고 아기가 문제였다. 하마스시는 따로 공기밥만 팔지는 않는다고 했다. 나는 여동생과 근처 편의점으로가서 햅반을 하나 사왔다. 그동안 남은 가족들은 초밥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햅반을 사왔더니 자리가 나 있었다. 하마스시의 테이블은 그리 크지 않아서 6명이 한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3명씩 두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초밥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아마 기대를 하지 않아서 였을것이다. 인터넷에 보면 하마스시에 대한 악평이 많이 있던데 오키나와의 좀씨가 좋은 건지 내가 운이 좋았던 건지 악평이 나올만한 맛은 아니었다. 평범했다. 적당히 좋은 밥에 적당히 좋은 생선을 얹어놓았다. 심지어 하마스시의 초밥에는 와사비도 들어있지 않았다. 와사비는 따로 있어서 본인의 취향대로 추가해서 먹도록 되어 있었다. 극히 조심스러운 운영이었다. 또 테이블마다 붙어있는 패드기기로 회전초밥에서 없는 초밥을 주문할수도 있었다. 주문한 접시가 테이블에 다가오면 빵빠레로 알려 주었다. 재밌었다. 맛도 맛이지만 그 모든과정이 재밌었다. 우리는 레일위에 없는 초밥들을 주문했다. 연어초밥이 종류별로 3개가 올라간 연어초밥 세트도 주문하고 참치가 종류별로 올라간 참치초밥 세트도 주문했다. 먹다보니 재밌는 초밥들이 돌아다녔다. 이런것도 초밥이라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종류들이었다. 치킨 가라아게가 올라간 초밥도 있었고 옥수수 콘셀러드가 올라간 마끼도 있었다. 아마 퓨전요리라고 나온거 같았다.
어른 6명이 배부르게 먹고 나왔는데 가격이 9천엔 정도가 나왔다. 한국돈으로 하면 9만원이 안되는 가격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한국에서는 생강양과 내가 간단하게 가서 회전초밥을 먹어도 3~4만원은 나왔었다. 우리가 나온뒤에도 줄은 계속 늘어져 있었다. 관광객보다는 가족단위로 놀러온 현지인들이 더 많은거 같았다.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마트로 향했다. 오늘도 숙소에서 술을 한잔하고 잘 생각이었다. 역시 오키나와의 전통술을 한병사고 맥주를 골랐다. 이번에는 에비수맥주가 아닌 오리온 맥주를 샀다. 일본에 올때마다 에비수 맥주를 찾아다녔는데 오키나와라서 그런지 캔맥주는 그런건지 에비수 캔맥주 보다 오리온 캔맥주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아기줄 밥도 사고 이것저것 샀더니 만엔 정도 나왔다. 저녁 식사비용보다 더 많이 나온 것이다. 비닐봉지가 4개가 나왔다. 두손 가득 짐을 싫고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달은 밝았고 날씨는 선선하게 좋았다. 숙소에 도착하여 역시나 부모님의 방에 상을 차리려고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동생네 부부가 아기때문에 피곤했는지 술을 마시지 않고 일찍자겠다는 거였다. 아마 우리부부를 배려해준 듯 싶다. 부모님을 모시고 그리고 어린 조카와 함게 오는 바람에 우리끼리 시간이 없었던건 사실이었다. 우리부부는 그래도 좋았는데 동생네는 마음이 쓰였나 보다. 우리는 마트에서 사온 먹거리중에서 안주거리와 술을 들고 우리부부의 방으로 왔다.우리는 창문을 열고 배란다에서 바다소리를 들으며 술을 마셨다. 티비에서는 알아듣지 못할 일본어가 나왔다. 이제 여행이 하루만 남은게 너무 아쉬웠다. 우리는 지금을 최대한 즐기기로 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게 기분이 너무 좋았다. 행복했다. 문제는 내가 오늘 하루종일 운전을 하느라고 피곤했다는 거였다. 술을 한잔 두잔 먹다보니 졸음이 갑자기 몰려왔다. 꾸벅꾸벅 졸면서 버티던 나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생강양을 두고 침대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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