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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오키나와

두번째 오키나와-조식 산택 그리고 호텔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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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전날 여독이 좀 안 풀렸던 거 같다. 생강양과 나는 여행을 하면 흥분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는데 8시가 넘어서 일어났던 거 같다. 보통 같으면 일어나서 벌써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있을 시간대이다. 우리는 씻지도 않고 침대에서 나와 호텔 식당으로 향했다. 사실 문 비치의 조식 뷔페는 추천하지 않는다. 가격은 2300엔 정도 하는데 음식의 질도 그렇고 가짓수도 그렇고 그 값어치를 못한다는 게 생강양과 나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 호텔 조식을 좋아하는 생강양도 지난번에 왔을 때 한번 먹고는 두 번은 먹지 않았다. 하지만 그 2300엔을 아깝지 않게 만드는 게 전망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커다란 창을 앞에 두고 여유롭게 호텔 뷔페를 먹는 기분은 무척이나 좋았다. 우리는 결국 하루는 조식을 먹기로 했다.

 

식당에 전망은 이러하다, 정말 전망이 가격의 절반이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 식사가 한 시간 가량 남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빨리 자리를 잡고 먹기 시작했다. 먹을 게 없다곤 했지만, 빵과 토스트, 셀러드 같은 공통적인 음식은 있었고 일본식 된장국과 계란말이 등 일본에서 많이 먹는 것도 있었다. 클라이맥스는 요리사가 직접 만들어주는 오믈렛이었는데 치즈와 베이컨을 듬뿍 넣어서 맛있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나쁘지 않은 것처럼 들리는데 나머지는 다 별로였다. 정말 전망과 오믈렛만 좋았다.

 

밥을 먹고 나오니 날씨가 흐릿했다. 날씨가 맑았으면 정말 좋으련만 오히려 비가 올 것 같았다. 실제로 일기예보에서는 오늘은 흐리고 내일은 비가 온다고 되어있었다. 여행하기 전부터 우리는 비만 오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실정이었다. 우리는 꾸물거리는 하늘을 보고 일단 비가 오기 전에 호텔 산책을 하기로 했다. 문비치 호텔은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고 산책로 엄청 잘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남국의 느낌이 물씬 나서 좋았다. 산책로는 호텔 끝의 바다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 끝은 바위였는데 바위에서 내려다본 바다가 너무 이뻤다. 나는 무언가 홀린 듯 동영상을 찍었고 그 영상은 아직도 힘들고 답답할 때면 찾아보는 영상이다. 딱 10초만 찍은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이었다. 산책이라 간단하게 말해도 장모님의 걸음걸이는 무척 느렸고 그래서 산책하는데도 한참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다행인건 산책을 마무리 할 때쯤 빗방울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산책로에서 본 호텔의 모습
산책로에서본 바다의 모습

건물을 통해서 방으로 돌아와 비를 안 맞을 수 있었다. 장모님은 오래 걸었으니 조금 쉬었다가 나갈 준비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우리에겐 무척 미안한 듯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쾌재를 불렀다. 우리는 수영장을 가기로 했다. 여행 오기 전부터 호텔 수영장이든 바다에서든 물놀이하는 걸 무척 기대했었다. 그전까지는 우리의 여행에는 수영이나 그런 액티비티 한 부분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번 방콕을 갔을 때도 그렇고 지난번에 오키나와를 왔을 때도 그렇고 호텔에서 쉬는 것 그리고 호텔 수영장에서 쉬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해보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 생강양과 나는 레시가드 수영복과 아쿠아슈즈를 커플로 구입했다. 그 정도로 수영장에 관심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야외수영장의 풀 사이드바를 꼭 한번 이용해보고 싶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수영장 옆에 바에서 칵테일 한 잔을 시켜서 마시는 그런 걸 해보고 싶었다.

 

수영장은 우리방에서 가까웠다. 방에서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면 바로였다. 호텔에 수영장은 두 개인대 하나는 안쪽에 실내 수영장과 다른 하나는 바깥쪽에 야외 수영장이 있었다. 야외수영장은 바로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있었고 실내 수영장은 그보다 안쪽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실내는 아니었다. 야외 수영장과 실내수영장 사이에는 벽이 없었고 실내수영장의 천장도 중정 형태로 뚫려있었다. 다만 큰 차이라면 야외수영장은 수온이 낮은 그대로의 물이었고 실내수영장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얕은 풀과 따뜻한 물이 나왔다. 우리는 비록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물놀이하기에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야외 수영장을 먼저 가기로 했다. 야외수영장은 마치 영화에 나올 것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 실내 수영장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몇몇 가족들이 있었지만 야외수영장은 비어 있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수영장에 몸을 담갔다. 차가운 수온에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많이 차가운 건 아니었다. 목욕탕의 냉탕 정도가 될까? 그런대 난 냉탕도 못 들어간다. 냉탕 들어가 본지 10년이 넘는 것 같다. 그 뜨거운 동남아를 여행하면서도 핫 샤워를 외쳤고 인도 정도 되어야 쿨 샤워가 가능 했다. 물론 핫 샤워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무조건 핫 샤워였지만 말이다. 수영장에 들어가고 처음에는 정말 온몸이 굳을 정도로 추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좀 견딜 만 했다. 우리는 물놀이를 즐기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실 생강양은 나보다 훨씬 적응이 빨랐다. 물을 좋아하는 생강양은 아까부터 수영장을 활개치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셀카를 몇 장 찍고 물에서 좀 놀다보니 입술이 파래져 있었다. 나는 좀 더 놀고 싶다는 생강양을 설득해 실내 수영장으로 가기로 했다.

 

이번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걱정했던 부분이 몇 개 있다. 그중에 하나가 나의 운전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운전은 전적으로 내가 해야 했다. 혹시 몰라서 생강양이 국제면허증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 비상시를 위한 거였고 그런 상황은 생기면 안 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내가 운전하는 걸 즐기지 않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차를 타면 잔다. 그게 내가 운전을 하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컨디션이 좋으면 잠을 쫓으며 운전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운전은 나에게 마지막가지 스트레스였다.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밤에 일찍 잤고 아침에 좀 더 자려고 노력했다. 물에서 놀면서도 그랬다. 한쪽으로는 체력을 많이 쓰지 말아야지 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차가운 물에서 계속있는게 부담스러웠다. 차가운 물에서 놀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건 경험상 알고 있었다.

 

따뜻한 실내 수영장으로 들어오니 확실히 부담스럽지 않았다. 몸도 훨씬 잘 풀렸고 움직임이 힘들지도 않았다. 우리는 한동안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수영장에는 꽤 있었던 거 같다. 우리는 만족하며 다시 방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산책로에서 본 바다의 모습, 정말 바다 속이 다보이는 에메랄드및 바다다. 피로할때 보고있음 눈의 피로가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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