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시장을 나왔다. 시장은 나라공원 바로 옆이었다. 우리는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나라 공원으로 향했다. 시장의 입구는 JR나라역바로 옆이었고 그 바로 옆이 나라공원 입구였다. 모든 사람이 입구로 들어가고 있었다. 우리도 발을 마춰 입구로 향했다. 입구의 모습은 여느 공원과 다르지 않았다. 여기저기 사슴을 이용한 캐릭터 간판들이 보였다.
"들어가면 노점에서 센베이를 판데" 내가 말했다?
"센베이가 뭐야?"
"사슴이 센베이를 먹는데"
"우와....빨리 보고 싶다."
나는 입구부터 두리번 거렸지만 센베이를 파는 노점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 노점 보다는 사슴이 먼저 보였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라 공원은 무척이나 컷기 때문에 사슴은 공원안쪽에서나 볼수 있을거 같았는데 의외로 입구까지 나와 있었다. 사람들은 어디서 났는지 센베이를 사슴한테 먹여주고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일단 우리는 진정하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안쪽에는 분명 사슴이 더많을꺼라 생각했다
(나라공원 입구에 있는 사슴들.저 너머만 가면 바로 도로다.)
입구 인데도 사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물론 사람이 더 많기는 했다. 또 차가 많이 지나가진 않지만 어련한 찻길인데도 사슴은 아랑곳하고 다녔다. 차도 사람도 사슴이 특별하지 않아 보였다. 인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쪽으로 좀더 들어가자 먼저 표지판이 하나 보였다. 표지판에는 사슴을 주의해야한다는 내용이 써있고 한글로 문다, 때린다, 들이 받는다, 돌진 이라고 써 있었다.
"사슴이 물기도 해?" 생강양이 물었다.
"모르겠는데 설마 물겠어?"
"그지 사슴이 물진 않겠지?"
"먼가 착오가 잇는게 아닐가? 가방은 뒤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그래?"
이야기를 하며 안쪽으로 좀더 들어가니 노점이 보였다. 노점에서는 10개정도의 센베이를 묵어서 150엔에 팔고 있었다. 간판에는 일본어로 뭐라고 써 있고 dear's cookie 라고 써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몫으로 하나씩 두개를 샀다. 생강양은 급한 마음에 그자리에서 포장을 풀었고 나는 책에서 본대로 주머니 깊숙한 곳에 넣었다. 책에서는 먹이를 가지고 있으면 사슴들이 달려와 둘러싸니 바로 안보이는 곳에 넣고 조금씩 꺼내 주라고 써 있었다.
(센베이를 파는 노점, 이정도면 아주 멀쩡한 노점이다. 철가방 하나만 두고 파는 노점도 있다.)
(주의 안내문, 문다, 때린다, 들이받는다, 돌진이라는 한글이 보인, 마치 포켓몬 기술 같다.)
생강양은 먹이를 사자마자 사슴들한테 달려갔다. 그런데 입구의 사슴들은 이미 각각 여러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먹이를 받아 먹고 있었고 많은 사슴들이 귀찮다는듯 먹이를 줘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기껏 만져 보려고 다가가면 귀찮다는듯 어슬렁 어슬렁 벗어나기 일수 였다. 생각양은 본인이 준 먹이를 사슴이 먹지 않자 의기 소침해 졌다.
"우리 센베이는 맛이없나봐요. 우리가 센베이를 잘못산걸까요?"
"여기 사슴들은 사람들이 먹을껄 많이 줘서 배가 부른가봐요. 안쪽으로 좀더 들어가봐요."
"안쪽의 사슴들은 먹어줄까요?"
"그럼요 우리 저쪽으로 가봐요 저쪽에 사슴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어요~"
"어 어디요? 어디요?"
(사슴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먹이를 줘도 사슴이 본체만체 한다)
(기껏 코앞까지 먹이를 줘도 냄세만 맡고 고개를 돌려 버린다.)
우리는 횡단단보도를 건너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에는 울타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넣어둔것인지 사슴들이 보호하려고 그런것인지 울타리 안쪽에는 어린 사슴들이 주로 있었다. 울타리라서 얼마든지 넘어갈수 있는대 겁이 나서인지 그 안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생강양은 다시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쪽으로 뛰어갔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좀더 들어와서 그런지 아니면 새끼라서 그런지 거기에 있는 새끼 사슴들은 먹이를 잘 받아 먹었다. 생강양은 두마리를 포섭해서 먹이를 왕창 주고 있었다. 이럴대 보면 생강양은 장모님을 닮은거 같다. 장모님도 강아지에게 먹이를 줄때 막 퍼주는데 생강양도 그랬다. 신이난 생강양은 센베이를 하나씩 주고 있었다. 본인 분량의 센베이를 다준 생강양에게 내 몫의 센베이를 건냈다.
"이아이는 왜 뿔이 없어?" 생강양이 신이나서 물었다.
"암컷인가 보지"
"암컷은 뿔이 없어?"
"응 수컷만 있어"
"그럼 이아이는 담비고 이아이는 밤비야"
(울타리안에 사슴이 많았다. 울타리를 넘어 다닐수 있음에도 안에 있는걸 보니 저기가 편한가 보다)
(밤비다.아니 담비인가? 밤비인지 담비인지는 생강양만 구분 가능하다.)
(울타리안 어린 사슴들은 먹이를 잘 받아 먹었다.)
먹이는 금세 동이 났다. 우리는 좀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안쪽에는 좀더 사슴들이 듬성듬성 있었다. 주로 어미와 새끼 둘이거나 3~4마리 정도가 모여 있었다. 안쪽에도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으로 가득 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봐야 했다. 센베이를 좀더 사올껄 그랬나 하는 후회가 되었다. 안쪽이어서 그런지 센베이를 파는 사람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어쩔수 없이 눈으로 구경만하면서 걸어야 했다. 사슴에 먹이를 주는 사람들 중에는 3~4살 정도되는 아이가 많았다.
"저정도 되는 아이랑 와서 이런 경험을 하는건 좋은거 같아" 조카 생각이 나서 내가 말했다.
"사슴을 무서워 하게 될수도 있겠는데"
"그런가?"
"그럼 아이보다 훨씬 큰데"
그렇게 한참을 가는데 너무 아쉬웠다. 사슴이 나오는 산책로를 걷는건 무척이나 신기한 경험이긴 한데 눈앞에서 먹이를 주는 사람들을 구경만 하자니 너무 부러웠다. 우리는 센베이를 더 사기 위해 노점을 찾았다. 나라 공원의 안쪽에는 거대한 절이 있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절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나라공원을 와서 꼭 들르는 곳이라고 했다. 구글 지도로 보니 무척이나 컸다. 그 입구는 역시 사람들이 많았고 그 앞에 먹이를 파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는 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직 센베이 에게만 관심이 있었다. 우리는 결국 센베이를 두개 더 샀다.
센베이를 사자 우리의 발걸음이 당당해 졌다. 이제는 사슴이 다가와도 먹이를 줄 수도 있고 멀리있는 사슴을 부를수도 있었다. 우리는 절앞 인파를 피해 옆 산책로로 들어갔다. 산책로에 들어오자 분위기가 바꼈다. 입구주위는 넓은 잔디밭에 사슴들이 있는 느낌이라면 산책로는 나무가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그 사이로 사슴들이 있었다. 산책로 역시 나무숲사이로 나있었다. 생강양은 작전을 바꾸어 센베이를 조금씩 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잘 지켜 졌다. 산책로 입구에 몇마리 있는 사슴들은 평화롭게 먹이를 줄수 있었다. 하지만 좀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이곳은 정글이었다.
책에서 보고 인터넷에서 확인했던 주의 사항은 여기서 부터 유용 했다. 먹이를 든 생강양을 확인한 사슴들은 몇마리씩 달려왔다. 그리고는 생강양의 앞에서 먹이를 요구 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점점 당황스러워 졌다. 사슴들은 포기할줄을 모르고 점점더 들이댔다. 어떤 사슴은 자기를 봐달라고 물기도 했다. 살까지는 못물고 옷을 물고 관심을 돌리려 했다. 큰 사슴들은 작은 사슴을 물기도 했다. 그렇게 작은 사슴을 보내고 자신이 먹이를 독차지 하려고 했다. 생강양은 당황해서 센베이를든 손을 높이 들고 뒷걸음을 쳤다. 생강양은 나를 불렀고 다가가 생강양손에 센베이를 낚아챘다. 사슴들이 이제 나를 향해 들이대기 시작했다.
(사슴이 둘러싸고 서로 달라고 몸부림을 친다)
사슴을 때어놓은 생강양은 그제서야 재밌어하기 시작했다. 사슴들은 나를 둘러싸고 어서 먹이를 달라고 재촉했고, 생강양은 나에게 어떤 사슴에게 먹이를 줄지를 지시했다.
"그 작은 아이를 줘요. 오른쪽에 세끼 있어요, 그 옆에 작은 아이가 못먹었어요"
생강양은 주로 작고 아이나 새끼들에게 주라고 지시 했다. 내가 먹이를 내밀면 크고 힘이센 사슴이 먼저 입을 내밀었고 나는 손을 요리조리 피해서 작은 아이에게 먹이를 줘야 했다. 어쩔땐 옆에 큰 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그가 먹이를 먹는 동안 작은 사슴에게 먹이를 줘야 할때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큰 사슴이 약이오른거 같았다. 옆에 작은 사슴에게 위협을 가했고 나에게도 툭툭 치거나 물면서 자신에게 먹이를 달라고 했다. 어떤 사슴은 아까 내가 먹이를 넣었었던 주머니에 입을 들이 밀기도 했다. 처음에 봤던 주의 안내판이 이해가 되는 순간 이었다.
그렇게 두번의 폭풍이 지나갔다. 한번은 생강양의 센베이였고 한번은 나의 센베이였다. 사슴들은 기가막히게 센베이가 떨어진걸 알았다.손에 센베이가 없다는 표시를 하면 언제 그랬냐는듯 흩어져서 한가롭게 거닐었다. 또 센베이가 있으면 몰려왔다. 6~10마리 정도의 사슴에게 둘러싸여서 먹이 주는 경험은 무척 익사익팅했다. 이름을 붙이자면 익스트림 사슴 피딩 이라 붙이고 싶다.
한참을 갔더니 사원의 입구가 나왔다. 오른쪽으로는 주차장이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돌아가기로 했다. 왼쪽으로 돌아서 큰길로 갔다. 큰길에는 사슴이 없었다. 한참 걸어야 하는데 사슴이 없으니 아쉬웠다. 어짜피 사슴을 보러 온건대 사슴이 없으니 그냥 숲길을 걷는거나 다를바가 없었다. 우리는 중간에 셋길을 발견하고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마침 센베이를 파는 노점이 나왔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센베이를 하나씩 샀다. 노점 근처에는 사슴들이 많이 노닥거리고 있었는데 노점에는 달라들지 않길래 얌전한 아이들인줄 알았다. 어짜피 노점에서도 센베이를 쌓아두고 파는데 거기에는 관심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우리가 센베이를 받아들자마자 사슴들이 또 모여들었다. 내가 계산한다고 생강양이 먼저 센베이를 받았는데 생강양에게 마구 모여 들었다. 나는 재빨리 센베이를 주머니에 넣고 생강양에게 갔다. 생강양의 센베이를 받아 들고는 몇개를 멀리 던졌다. 사슴들은 날아간 센베이에게 몰려 들었고 그때 재빨리 빠져 나올수 있었다.
우리는 산책로의 입구 근처로 갔다. 산책로 근처에는 먹이를 잘먹으면서도 잰틀한 사슴들이 있었다. 그제서야 우리는 평화롭게 먹이도 주고 사진을 찍을수도 있었다. 우리는 마지막남은 센베이까지 탈탈 털어주고 길을 나섰다. JR나라역 까지 걸어갔다 거기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여기는 정말 기억에 남을꺼 같아" 생강양이 말했다.
"응 사람들이 왜 여기까지 오는지 알것 같아"
"일본에서 본 공원중에 가장 인상적인거 같아."
"우리가 언제 사슴한테 둘러쌓여서 먹이를 줘보겠어"
"그 먹이주는것도 재밌었던거 같아. 나 잘하지 않았어?"
"한쪽으로 치우쳐서 오른쪽에만 주던대?"
"그랬나? 정신이 없어서 막주는데 그래도 골고루 줄려고 노력 했는데"
"서울숲도 이렇게 하면 좋을탠데"
"여기 처럼 하려고 한거 같은데 이유가 있겠지"
우리는 기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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