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도리 집에서 나오자 허무해 졌다. 우리는 폰토초를 좀 걷기로 했다. 괜찮은 집은 좀 찾아보고 안되면 어제 먹었던 이자까야를 갈 계획이었다. 폰토초를 기웃거리며 다녔지만 죄 가격이 비싼 집들이거나 서양식 술집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서양식 술집을 가고 싶진 않았다. 와인이야 한국에서도 먹을수 있는 거고.
"저거 당신이 교토에서 맛있게 먹었던거 아냐?"
생강양이 먼저 물었다.
작은 이자까야에서 창문가에 사각형 냄비에 갈색의 국물에 꼬치를 끼워서 끓이고 있었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그런거 같았다. 예전에 도쿄 신주쿠에서 먹은 전골인지 꼬치인지 모를 요리처럼 보였다. 그때 얼떨결에 먹어보고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났다. 이름도 모르는 요리인데 무척 반가웠다. 혹시나 싶어 가게 여기저기를 살펴보았으나 전부 일본어만 써 있었다. 메뉴판으로 보이는 간판역시 일본어로만 써 있었는데 어떤 품목은 200엔, 어떤 품목은 250엔, 어떤 품목은 500여엔으로 쓰여져 있었다.
"그때 먹은거 맞는거 같은데....비쌀까?"
"비쌀꺼 같진 않는데 한번 물어보자"
생강양은 벌써 가게로 들어가 물어보고 있었다. 이럴때는 생강양 행동이 빨랐다. 그리고는 나보고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가게안에는 한커플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지만 금방 자리가 났다. 1층은 바로 되어 있는 좌석이고 2층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인듯 했다. 우리는 바에 자리가 나서 앉기로 했다. 자리에 앉으니 영어 메뉴판을 내왔다. 읽어봤는데 이해하기 힘들었다. 옆 사람은 뭘 먹는지 살펴봤더니 전골같은걸 먹고 있었다. 난감해서 창가에서 끓이고 있는게 뭐냐고 했더니 메뉴판 한페이지를 가르켰다. 아마 종류가 다른 여러 꼬치들인듯 여러개가 있었다. 그리고 가격도 150~250엔으로 저렴했다. 일단 맛이나 보자는 마음에 소고기와 계란을 주문하고 다시 종업원에게 추천하는 메뉴가 있냐고 물었다. 종업언은 덤플링을 추천했다. 내취향대로 구운걸로 주문했다. 술은 생강양은 뜨거운 사케를 주문했고 나는 가장 저렴한 고구마 사케를 주문했다.
(가계 외관 지금은 치웠는데 저 창문 사이로 전골인지 그걸 끓이고 있었다.)
(영어 메뉴판, 상호를 어떻게 읽는지 물었을때 네코멘야라고 했는데 정확한건지 모르겠다.)
(정말 내가 좋아하지만 이름은 모르는 그것의 메뉴판. 비프보다 포크가 맛있고 계란도 맛있고 중간에 radish저거 무인데 저것도 맛있다.)
(술페이지,처음 시킨게 제일 저렴한 감자소주인데 맛있었다. 오히려 두번째 시킨 가장비싼 블랙 슈거 소주는 너무 닝닝해서 별로였다.)
(옆사람이 먹던 전골인데 저 코드가 신기했다. 전기선도 아니고 아예 가스 선이던대 꼽았다 뺏다 할수 있었다.가게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일단 술이 나오고 조금 있다.소고기와 계란이 나왔다. 만두는 지금 요리를 시작해서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앞에서 철판에 만두를 올려 굽더니 뚜껑을 닫아서 익히고 있었다. 데운 사케는 우리가 생각하는 투박한 잔에 나왔고 소주는 언더락으로 나왔다. 소고기와 계란은 접시에 소박하게 나왔는데 국물에 촉촉하게 젖어서 있었고 위로 파가 수북하게 올라가 있었다. 우선 조심스럽게 소고기 꼬치를 먹어보았다. 소고기는 크게 썰어 묵직했고 국물은 아마 된장을 베이스로한 국물같은데 훌륭했다.짜지도 않고 살짝 단맛이 돌았다. 너무 맛있었다. 생강양은 고기는 부담스럽다고 계란을 먹었다. 이전에 도쿄에서 먹은건 고기냄새가 좀 나긴 했다. 그런데 여기서 먹은건 고기냄새도 안났다. 계란 노란자에 양념이 배어드니 굉장히 맛있었다. 우리는 흥분했다. 정말 맛있는 집을 찾은거 같았다. 그것도 인터넷에서 보지 못한 우리만의 맛집을 말이다. 짜릿했다.
(Fried pork kabob, stewed block of pork, Japanese White Radish)
(Beef Gristle kabob, Egg)
첫번째 접시를 비운 우리는 다시 주문을 했다. 국물의 특성이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랑 더 잘 어울릴꺼 같아서 두가지 돼지고기 요리 꼬치 두가지와 일본 무를 주문 했다. 만두가 시간이 좀더 걸린다고 했지만 상관 없었다. 꼬치요리는 금방 나왔다. 생각대로 저 국물은 돼지고기랑 더 잘 어울렸다. 그중에서도 구운 돼지고기 요리가 인상적이었다. 아마 껍질이 붙은듯한 얇은 돼지고기를 겹겹히 쌓아서 묵직한 꼬치를 만들어서 그걸 불에 한번 구운뒤 다시 소스에 끓인거 같았다. 고치가 아무 묵직했다. 위에를 먹으면 길게 풀려나오는데 바깥쪽이 약간타서 바삭거리는 식감이 훌륭했다. 위에 소고기때 보다 좀더 진득해진듯한 국물맛도 좋았다. 나머지 큰 돼지고기는 완전 푹 삶은 한덩어리였다. 나무 젓가락으로 찟어질정도로 삶아서 아주 부드러웠다. 마지막으로 일본무가 또 별미였다. 진한 국물을 살짝 머금은 시원한 무가 아주 맛있었다. 이것 역시 나무 젓가락으로 찟어 먹을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돼지고기 꼬치가 가장 입맛에 맞았다. 생강양은 무가 아주 맛있다고 했다.
먹다 보니 술을 다마셨다. 나는 흑 설탕 으로 만들었다는 소주를 추가로 주문 했고 생강양은 자몽사와를 주문 했다. 옆테이블에서 레몬 사와를 시켰는데 레몬 반개가 그냥 나와서 직접 짜먹게 했었고 자몽사와를 시키니 자몽반개가 그냥나와서 직접 짜서 넣게 했었다. 자몽을 좋아하는 생강양이 그걸 그냥 지나칠리가 없었다. 술을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다 만두가 나왔다. 만두는 한쪽으로만 구워서 한쪽은 바삭하고 다른모든면은 촉촉했다. 역시 추천해준 이유가 있는지 아주 맛있었다. 문제는 우리배가 무척 불렀다는 것이다. 엄청 불렀다. 저녁부터 시작해서 계속 먹고 있었다. 눈물을 머금고 만두를 먹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다먹었다. 배부른대 먹어도 맛있는거 보니 진짜 맛있는거 같았다.
(생강양의 자몽사와. 자몽반개랑 즙짤수 있는걸 아예 준다.일본은 자몽이 싼건지 저게 480엔이다.)
(배부른대 계속 먹게된는 만두, 중국스타일 만두라고 했다.)
'여행 > 교토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번째 교토여행] 셋쨋날 -아침에는 시장을~ (0) | 2017.04.06 |
---|---|
[두번째 교토여행] 둘쨋날-폰토초에서 호텔로~ (0) | 2017.04.05 |
[두번째 교토여행] 둘쨋날- 교토역에서 호텔로 다시 본포초로 (0) | 2017.04.03 |
[두번째 교토여행]둘쨋날- 나라공원,담비와 밤비와 생강양 (0) | 2017.04.02 |
[두번째 교토여행]둘쨋날- 나라 가기전 점심 (0) | 2017.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