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광장을 가는 길은 기존의 로마와는 좀 달랐다. 그곳은 로마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인듯했다. 길가에는 젊은 감각의 옷가게나 나이키나 아디다스같은 스포츠 웨어 파는곳도 보였다. 그 중에서 특히 나이키는 하얀색으로 염색한 축구화로 거대한 입과 같은 조형물을 만들어 두었다. 참 감각적이고 샌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에선 힙합공연을 하는 공연팀도 있었다. 로마도 문화재만의 도시가 아닌 사람이 살긴 사는 도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광장에 가까워지자 명품 숍들이 늘어났다. 프라다부터 에르메스까지 우리가 아는 명품뿐만 아니라 나는 듣도 보도 못한 명품들까지 입점해 있었다. 다만 그곳이 예전에는 젤라또 상점이었을꺼라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스페인광장에서 젤라또를 못먹게 하는건 어쩔수 없다하더라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렇게 명품을 구경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얍실하게 생긴 사람이 날 머리에서 발끝까지 훝어보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 온몸의 소름이 돋았다. 나의 감각은 위험 경보를 내리고 있었다. 비록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 그쪽이 나의 눈을 보고 있진 못하질라도 난 그 놈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 놈과 눈이 마주쳤다. 분명 눈이 마주치는걸 느꼈다. 머리털까지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그놈도 나와 눈이 마주치는걸 느낀거 같았다. 아니 분명히 알았다. 그놈은 동료로 보이는 남자한명, 여자한명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를 빠르게 지나쳐 갔다. 지나칠때 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가방을 붙잡았고 그놈은 나와는 조금 간격을 두고 스쳐갔다. 로마에 와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난 아직도 그놈들이 소매치기일꺼라 믿고 있다. 그 후로는 그런 느낌을 받은적이 없다. 로마에 소매치기가 많다고는 하지만 조심만하면 될꺼 같다. 물론 로마에서 그러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스페인 광장의 계단은 생각보다 더 평범했다. 앞에는 로마시내에서 흔히 볼수 있는, 아니 오히려 소박한 분수가 하나 있고 그리고 평범한 계단이었다. 조금 실망한 기분을 뒤로한체 그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곳에는 수많은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이 빼곡하게 앉아있었다. 아마도 현지인들에게도 연인의 성지같은 곳이자 약속장소로 쓰이는것 곳인거 같았다. 우리는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냥 계단에 앉아서 물을 마시고 키스를 하고 셀카를 찍으며 즐겼다.
스페인 광장 계단의 불청객중 하나는 꽃을 파는 사람이다. 한번은 영국인지 독일인지 남자한명 여자 세명으로 구성된 일행이 계단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여자 3명이 일열로 앉아 있고 남자가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그러자 꽃파는 남자는 여자들에게 곧장가 꽃을 내밀었다. 어자들은 얼떨결에 꽃을 받아들고 사진을 찍었다. 결려든것이다. 처음에는 사진을 찍어주던 남자에게 꽃을 사라고 종용하던 남자는 사실상 결정권자가 여자중 한명임을 알고 바로 타겟을 바꾸어 여자에게 종용하기 시작했다. 몇분동안을 살살 웃어가며 이야기한 결과 남자는 꽃값을 받을수 있었다. 그나마 동전이 아닌 지폐가 오간걸로 보아 상당한 바가지를 씌었음에 틀림 없다. 참 대단한 상술이다.
스페인 광장에서 나와서 공화국 광장으로 갔다. 참 이탈리아는 광장이 많아서 좋은거 같다. 공화국 광장을 가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난감한 상황이었다. 로마에는 의외로 공용화장실이 없다. 게다가 유료인 곳이 많았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생강양도 신호가 온다고 했다. 일단 공화국 광장에 도착한 우리는 화장실을 찾아봤다. 당연히 없었다. 어쩌면 우리가 못찾은걸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꼼꼼하게 살펴볼 여력이 없었다. 어쩔수 없이 우리는 비싸보이는 커피숍에 들어가기로 했다. 설마 그곳에는 화장실이 있겠지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공화국 광장에 있는 커피숍은 정말 수준 높은 거피숍이었다. 그만큼 가격도 비쌌다. 콜라한병에 6유로가 넘고 커피역시 마찬가지였다. 웨이터는 아래 위로 가춘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서비스는 훌륭했다. 그만큼 화장실도 깨끗했다. 그래도 이탈리아에 와서 이런 노천 바에서 커피를 마셔보는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생강양은 차가운 카페라떼를 마셨는데 굉장히 훌륭했다. 놀라웠다. 별 잔기술이 들어간게 아닌 커피를 차가운 우유에 석은거 같았다. 심지어 얼음조차 없었다. 그런데 맛은 진하고 깔끔하며 향은 훌륭했다. 이테리 커피가 유명한 이유를 알꺼 같았다. 이테리 커피에 비하면 우리나라 커피는 땟국물 수준이었다.
반면 숙소로 가는 길은 너무 힘들었다. 시차 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너무 강행군을 한것이다. 야경을 보러가야하는데 도저희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로마는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남은거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은 전반적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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