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일어났다. 아마 4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전날 7시즈음되서 골아떨어 져서 그때 까지 잔것이다. 그래도 4시 넘어서까지 잘수 있었던건 시차 적응이 되어가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일찍자서 일찍일어난것뿐.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7시간 정도 느리다. 그렇기 때문에 시차 적응이 안되면 2시쯤 깨고 5시즘되면 졸리다. 그걸 벗어날수 있었던걸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은 역시 민박집에서 먹었다. 인스테이션이라는 민박집인데 아침을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중국인 아줌마가 한식으로 준비해 준다. 그런데 참 신기한게 한식이 맛있다. 제육복음이나 닭복음, 두부 조림 같은 반찬을 해주고 된장국이나 미역국같은 국을 하나 끓여 주는대 참 맛있었다. 조선족도 아닌 완전 중국인인거 같던데 어떻게 맛을 알고 간을 마추는 건지 신기했다. 어째든 아침을 든든히 먹고 오늘은 아침에 커피를 먹기로 했다. 그 동안 덥고 지쳐서 커피를 못마셨는데 아침은 그나마 선선하니 그 틈에 유명한 이탈리아 커피를 마셔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서서 그동안 찜해둔 레스토랑으로 갔다. 거기는 야외에 테이블을 놓고 운영하는 곳인데 식사를 팔기도 하고 커피만 팔기도 하는거 같았다. 거기서 나는 에스프레소를 주문 했고 생강양은 달달한 빵이 먹고 싶다고 블랙퍼스트 세트를 시켰다. 그건 커피와 오랜지 쥬스 그리고 크로와상같은 빵인데 좀 달달한 빵과 파니니가 나오는 세트였다. 일단 생강양의 커피와 오랜지 쥬스가 나왔다. 생강양의 커피는 우리씩으로 말하면 아메리카노인데 에스프레소를 물에 희석한 커피였고 오랜지 쥬스는 직접 간 오랜지 쥬스 같았다. 시식의 결과는 놀라웠다. 엄청나게 맛있었다. 솔찍히 그다지 기대를 한게 아니라 이건 기대 그 이상이라고 말하기도 무안했다. 정말 다른 어떤 기술이 아닌 좋은 커피가 어떤건지를 보여주는 멋진 커피였다. 그리고 대망의 나의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소주잔보다 조금 큰 커피잔에 반쯤 담겨 있는 석유원액같은 검은 액체 였다. 그위를 살짝 오른 거품이 더욱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엄청나게 쓴 한약을 보는 느낌이었다. 일단은 어디서 본것이 있어 설탕을 한봉이 타고 스푼으로 휘휘 저었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어 조금 마셔보았다. 순간 입안을 착 감싸는 고소한 맛과 진한 커피향이 느껴 졌다. 걱정한 쓴맛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달콤한 설탕의 향이 더욱 강했다. 놀라웠다. 아메리카노 보다 쓰지 않는 에스프레소라니....게다가 커피를 마시고 났더니 입안에 느끼함이라던지 잡내가 싹 사라지고 개운해 졌다. 버킷리스트라는 영화를 보면 법정에서 까지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부자가 나온다. 왜그렇게 커피에 집착하는건지 이해할수 있었다. 이탈리아커피는 무척 놀라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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