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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신혼여행기-이탈리아

신혼여행기 #11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바꾸고 결국 베네치아를 포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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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처음 우리의 계획은 로마에서 3박4일 피렌체에서 2박3일 그리고 베네치아에서 1박을 하고 다리 로마로 와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비행기를 타는 거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로마가 너무 짧은거 같았다. 아직 볼거리는 무궁무진한데 시차적응도 못한 몸은 피곤하기만 했다. 그래서 우리는 베네치아를 포기하기로 했다. 하룻밤을 가서 자고 온다는것이 별의미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하루를 로마에 쓰기로 마음 먹었다. 문제는 그렇게 할려면미리 예약해둔 기차표와 숙박을 모조리 바꿔야 한다는데 있었다. 우리는 로마에서 피렌체가는 구간과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가는 구간의 기차표를 매우 저렴하게 사둔 상태였고 피렌체 숙소를 예약해둔 상태였다. 게다가 로마의 숙소가 일박이 더 가능 할지도 몰랐다. 일단 우리는 기차표는 가능할꺼라 생각하고 숙소 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피렌체 숙소에 전화를 걸어 혹시 변경 가능 한지 문의를 했다. 일단 피렌체 숙소의 변경은 가능 하다고 했다. 그리고 로마숙소에 물어보니 가능 하다고 했다. 우리는 그럼 그렇게 하는걸로 결정하고 기차표를 바꾸러 기차역으로 향했다. 

솔찍히 기차역을 가면서도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유럽이고 유럽연합 가입국인데 설마 기차표 바꾸는게 안되겠어 라고 생각했다. 피렌체 가는 기차는 하루를 미루고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가는 표는 피렌체에서 로마로 가는 표로 바꿀 계획이었다. 안타깝게도 베네치아는 포기해야하지만 하룻밤 자고오는 거라면 차라리 다음을 기약하게 더 좋을꺼라 생각했다. 아무리 베네치아가 가라앉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시간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떼르미니 기차역에서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역무원과 이야기할수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려 겨우 만난 역무원은 우리에게 천청 병력같은 이야기를 했다. 우리의 기차표는 인터넷으로 굉장히 저가로 샀기 때문에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게다가 로마에서 피렌체로 가는건 변경도 불가능 하다고 했다. 갑자기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것이다. 게다가 숙박을 바꿨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다시 수정하던지 아님 열차표버리고 다시 사야하는 상황이되었다.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고민 끝에 우리는 로마에서 일정대로 피렌체를 가고 피렌체에서 일정대로 베네치아로 가는대신 로마로 돌아오기로 했다. 로마를 다 못보고 피렌체로 가는게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은 숙박을 예전으로 돌려놓았다. 확실히 언제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여행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건 엄청나게 유리한 면이다. 전화 두통으로 그 자리에서 해결했다. 전화 심카드를 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전화도 안되고 인터넷사용도 힘들다면 정말 끔찍할뻔했다. 

그리고 생강양과 나는 힘든 하루를 마감하기 위해 Conad(꼬나드)로 갔다. 꼬나드는 협동조합으로 이루어진 마트인데 대형마트가 규제된 이탈리아의 시내에는 대부분 꼬나드가 들어가 있다. 거기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싸게 생필품을 살수 있는 일종의 마트인 것이다. 우리는 이탈리아에 있는동안 거기서 치즈도 사고 잘라미도 사고 과일도 사고 와인에 술까지 샀다. 아 마지막에 오기전에 커피도 거기서 샀다. 그날도 역시 거기에 가서 치즈와 잘라미를 사고 와인을 샀다.

아 한가지 꼬나드에서 물건을 사고 담아주는 비닐백이 있는데 참 좋다. 어떻게 만든건지 비닐은 보들보들하고 얇은데 질겼다. 한동안 그걸들고 다녔는데 과일과 물을 담고 상당히 오래 다녀도 튼튼했다. 거기에 책을 담으면 모서리에 늘어나긴해도 찢어지진 않았다.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어쩔수 없이 로마의 마지막 밤이 된 그날 우리는 와인을 마셨다. 여기는 이탈리아이고 어지간한 와인은 다 맛있다고 해서 조금 양이 많고 가격이 싼 와인을 골랐다. 마트에는 수많은 와인이 있었고 그 종류를 전부 알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가장 싼 와인을 고른것도 아니었다. 박스와인도 아니었고 병에든 와인이었다. 그런데 와인이 맛이 없었다. 맛있는 와인을 찾기보다 맛없는 와인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고른 와인이 맛이 없었다. 아까운 마음에 억지로 반쯤 먹다가 피곤에 지친 우리는 잠들어 버렸다. 로마의 야경은 돌아와서 보기로 했다. 로마는 정말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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