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분기점을 넘기니 못넘기니 하는 기사만 여러번 봤는데 어느날 소리소문 없이 티비에 나온걸 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 결제하고 봤다. 소감은......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 본 한국 영화중 그나마 볼만한 편에 속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고 좋은 영화라는 건 아니다. 최근에 본 한국 영화의 수준이 너무 처참해서 하는 소리다. 재밌는게 영화를 보다보면 비판할 점보다 아쉬운이 많이 드는 영화였다 이렇게 조금만 더 하면 좀더 괜찮은 영화가 될꺼 같은데 저렇게 조금만 더 하면 재밌는 영화가 될꺼 같은데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데 그걸 왜 살리지 못할까? 나라면 이부분을 보완 할탠데 저 부분을 고칠탠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영화 였다.
일단 영화가 시작하면 전쟁을 한다. 아마 고구려군과 당의 전투 장면인듯 하다. 이 시작부분은 중요하다. 이후에 양만춘이 전쟁을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려면 이 전투가 얼마나 비참한 전투이며 얼마나 말이 안되는 전투인가가를 설명해줄수 있다. 거기다 당의 군대가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강한지를 표현하면 더 좋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첫 전투신처럼 말이다. 하지만 감독은 이 중요한 전투신을 낭비한다. 무미건조하게 고구려군의 패배와 주인공 사물에 대한 간략하지 않은 소개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 영화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어찌 어찌 주인공 사물이 안시성 출신이며 양만춘과 절대 권력 연개소문이 사이가 좋지 않고 그래서 양만춘을 죽이려 사물을 안시성으로 보내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안시성이 나온다. 안시성의 모습을 보자마자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었다. 그래 반지의 제왕에 나온 왕들의 성, 그 유명한 성의 모습이었다.
(위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왕들의 성, 아래가 안시성에 나오는 안시성이다. 닮았지 않나? 나만 그런가?)
안시성, 내가 과문하여 동양의 성중에 저렇게 산아래 두는 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산을 끼고 성을 만들던지 아니면 산이 없는 평야지대에 성을 만들지 않나? 이미지도 그렇고 개연성도 그렇고 산아래 왜 산아래 성을 뒀는지 모르겠다. 후에 토산을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렇게 뒤에 산이 있는데 왜 산을 점령하지 않고 토산을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산에서 돌이라도 던지면 될꺼 함락하지 쉽지 않았을까? 그림적으로도 황량한 벌판에 하나남은 성이 좀더 임팩트 있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영화를 이야기하면서 킹덤오브해븐을 이야기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반지의 제왕이 생각이 많이 났다. 사물이 하야 망토를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도 그렇고 사물이 앞장서서 달리고 뒤에서 따라 달리는 평야신도 그렇고 마지막에 연개소문군의 등장도 그렇고 너무 많은 장면이 보였다.
그리고 양만춘으로 분한 조인성이 나오다.
조인성은 참 특이한 배우다. 논스톱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입지를 쌓아올렸다. 주로 멜로를 베이스로한 변주에 능하다. 연기를 아주 잘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영역에서는 상당히 잘한다. 조인성은 여기서도 같은 류의 연기를 한다. 비록 멜로는 없지만(어쩌면 편집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그런 영화류에 나올듯한 완벽한 남자주인공을 연기한다. 단순히 사극이라고 하면 우리가 기대한 연기와 다를수 있지만 만약 판타지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초반에는 어색하게 느끼다가 영화에 적응이 되고 사극영화가 아니라 판타지 영화라 이해가 되면 어색하지 않게 느끼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설현의 연기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마 설현에 대한 변명이 될듯하다. 영화를 찍을때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디랙팅한다. 장르에 따라서 감독이 원하는 색에 따라서 이런 저런 이유로 연기의 색을 동일하게 또는 본인이 원하는 색으로 조정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게 없다. 조인성은 조인성의 연기를 하고 남주혁은 남주혁의 연기를 하고 박성웅은 박성웅의 연기를 하고 배성우는 배성우의 연기를 한다. 다들 본인이 했던 연기중 가장 잘 하는 연기를 할뿐이다. 그나마 조인성 이외에는 캐릭터라 할만한것은도 없기 때문에 그다지 티가 나지않을뿐이다. 다들 훌륭한 배터랑 연기자이기도 하고 그정도는 커버를 할수 있는 연기자 인것이다. 하지만 설현은 그 쓰임이 완전히 달랐다. 그게 비극의 시작인거 같다.
어째든 우째우째 전쟁이 시작된다. 여기서 부터 감독은 신이난거 같다. 본인이 블럭버스터 영화를 만든다는것에 신이난거 같다. 무언가 그림을 계속 만들려고 하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 압도적인 대군을 상대하는 공성전의 느낌보다는 작은 전투전투에 집중하다보니 스케일이 오히려 작아졌다. 초반에 투석기 날리는 신은 좀 전쟁같았는데 그 이후에는 드라마에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나마 그 속도조절 신으로 긴장감을 낼려고 했겠지만 캐릭터도 살지 않고 긴장감 마저 없었다. 300에서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진 않았지만 스파르타군 이라는 캐릭터가 있었고 1당100의 전사가 150명 정도와 싸우는 느낌이어서 긴장감이 살았는데 이도 저도 아니었다.
그리고 전쟁을 하고 무녀가 풀려난다. 그런데 그 사이에 안시성은 너무 풍요롭고 평화로웠다. 안시성은 대군에 포위당해 전쟁을 하는데 물자가 부족했던건 화살이 다 떨어진 마지막 전투뿐이었다. 차라리 그사이에 안시성이 얼마나 궁핍했는지 식량이 떨어져서 백성들과 함께 하는 양만춘과 그의 군대 정도를 보여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안시성의 병사와 백성들은 너무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설현 이야기가 나온다. 감독이 의도한 설현의 이야기는 아마도 관창의 이미지 인것 같다. 발랄하고 아름다운 성주의 동생이며 백성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왈가닥 여성인대다 상대적으로 신분이 낮은 군인과 사랑을 하고 그 연인을 가장 위험한 전투에 내보내는데 아군의 배신으로 연인을 허무하게 잃는다. 그리고 분노에 가득차서 홀로 적진으로 돌진하고 1당 100으로 싸우다가 아깝게 정장을 죽이지 못하고 분하지만 장렬하게 전사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성들과 군인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딱 전쟁영화에 나올 메타포 아닌가? 하지만 영화에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고 백성들과 설현의 관계를 설정하는 장면은 아예 없었다. 중간에 설현이 참이쁘게 나오는 장면이 몇장면 있는데 그게 전부였다. 연기 디랙팅이 없으니 연인과 오빠를 대하는 부분에서도 추후 나올 감정에 대한 설명이부족했고 액션이 잘 되지 않으니 마지막 장면이 장렬하지도 않았다. 마지막에 고운 얼굴을 땅바닥에 대고 큰눈을 껌벅이는 장면 하나 만으로는 감정을 불러 일으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관련한 많은 장면이 잘려나간거 같다. 그렇게 캐릭터를 푸대접 할꺼면 아예 빼는게 좋지 않았을까? 아님 홍보를 위해서 설현이 필요했던게 아닌가 싶다. 라디오스타에 남자 4명이서 나와서도 설현이야기로 상당한 분량을 잡아먹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중간에 고동색의 중국옷과 비슷한 평상복을 입고나온 설현은 참 예뻤다. 설현을 보고 처음으로 예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토산을 무너트리는 장면에서 성동일이 본격적으로 나오는데 성동일 역시 그냥 198X에 나오은 연기를 그대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토산을 무너트리기 위해 생매장 되는장면은 먼가 처연하거나 장엄하지도 않고 너무 길었다. 차라리 성동일 혼자서 남아서 도끼질 몇번에 정리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사물이 연개소문을 찾아간다. 일종의 영화의 클라이막스인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자청하여 설득하러 간 주제에 설득하는 명분이라는게 단지 같은 고구려인이라는 것이다. 양만춘이 왜 정쟁에 참여하지 않았느지 안시성이 얼마나 잘사우는지 그리고 지금이 왜 찬스인지를 설명하기 보다는 우리모두 고구려인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마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이영화를 보는 당신들도 같은 고구려인이 아니냐는 말일터인데 결국 모두모두 한민족이니 같이 이런 영화를 보자는 말일것인데 실소가 나왔다. 조인성이 주몽의 활을 쏘는것 보다 더 실소가 나왔다.
그렇게 설득을 하는 동안 안시성군은 토산을 지키고 마지막 화살이 동날때쯤 연개소문이 마음을 돌려 병력을 보내주고 그 병력을 본 당의 이세민이 군사를 돌리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참 아쉽다. 그냥 못만든 영화면 포기할탠데 그렇다고 그렇게 까지 못만든 영화는 또 아니라는게 그렇다 조금만 다듬고 조금만 고치면 괜찮은 영화가 될꺼 같은데 그게 더 아쉽다.
안시성은 판타지 영화다. 처음 성의 모습부터 배우의 연기 갑옷, 무기, 액션까지 모두 판타지 영화다. 솔찍히 말해 안시성이라는 이름이 아닌 명량성의 공성전이라는 이름이어도 별 상관 없을듯다. 그럼 궂이 그렇게 홍보를 해야 했을까? 안시성을 기반으로한 대체역사라는점을 부각하는게 오히려 실망을 덜주지 않았을까? 안시성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것도 마지막에 연개소문에게 하는 설득도 모두 국뽕을 노골적 들어내어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인데 이렇게 까지 천박했어야 하는 것일까?
정말 최근에 본 한국 영화중 가장 볼만한 영화여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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