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내린 피렌체 역은 생각보다 조그만했다. 피렌체 시 역시 생각보다는 작은듯했다. 역에서 나와 예약해둔 숙소로 가기 위해 골목을 들어선 순간 놀라웠다. 로마가 고대의 도시라면 이곳은 아름다운 중세의 도시였다. 꼭 어디선가 말을 탄 중세기가가 달려올것 같은 이 도시는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작고 아기자기하고 내마음에 쏙 드는듯했다. 드디어 우리 신혼여행에 어울리는 곳을 찾아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생강양과 야경을 보러 나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일하는 조선족 아주머니는 두오모가 가깝고 야경이 아주 볼만하니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는 지도를 챙겨들고 두오모로 향했다. 두오모로 향하는 길은 역시 놀라웠다. 일단 로마와 비교해서 훨씬 깨끗한 거리와 정갈한 상점들이 눈길을 끌었다. 사람들의 표정에도 여유가 보였다. 아마도 남부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여유로워서 그런것 같았다. 일단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고 나니 제법 큰 길이 나왔다. 작은 골목에는 차들이다니는데 오히려 큰 길에는 차들이 다니지 않는게 신기했다. 우리는 손을 잡고 큰길을 따라 걸었다. 큰길의 양옆은 저택인지 성인지 모를 건물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집마다 말을 타고 들나들었음 직한 큰 문이 있고 벽에는 박쥐모양의 조각과 함께 횃불을 달았던 장식이나 말을 묵었었던 장식들이 달려 있었다. 재밌는건 그 건물들이 대부분 상점으로 바껴 있었다는 것이다. 휴대폰 상점, 젤라또 상점, 센드위치 가게, 커피숍, 기념품 상점등등.... 머나먼 나라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손을 잡고 신기한마음에 두리번 거리며 걷다보니 길끝 오른쪽으로 4층높이의 커다랗고 예쁜 각진 건물이 보였다. 새강양은 저 건물이 두오모라고 농담을 했다. 확실히 건물을 아름다웠다. 하얀 대리석에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줘서 만들었다. 게다가 역시나 화려했다. 그렇다고 로마 처럼 막 대놓고 화려한건 아니고 정갈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로마에 비하면 수수하다는 느낌마져 줬다. 하지만 역시나 화려한건 사실이었다. 순간 아 저렇게 아름다운 건물이면 두오모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강양에게 역시 이쁘다는 이야기를 하자 생각양이 막 웃으며 농담이라고 했다. 두오모는 붉은색 둥근 돔인데 그 건물은 지붕이 둥글지 않았다.
생강양은 웃으며 막 놀렸고 머슥한 마음에 그 건물로 다가 갔다. 건물은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었다 우리가 건물로 다가가기 위해 길을 벗어나는 순간 (난 그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것이다. 헉! 이라는 감탄사 이외에는 느껴지는게 없었다.) 우리가 다가가던 건물의 맞은편에 훨씬 거대한 건물이 나타났다. 처음 두오모라고 생각했던 건물이 귀여워 보일정도의 건물이었다. 두오모는 처음 건물(세례당이라고 했다)과 세트인듯한 색과 문향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세례당 보다 훨씬 컷다. 아파트7,8층 정도의 높이의 하얀색 대리석 건물이었고 너비도 훨씬 컷다. 군대군대 초록색 대리석으로 포인트를 줘서 만들었으며 커다란 문과 그 주위를 조각들로 장식하고 있었다. 정말 압도적인 아름다움 그 말만이 생각했다.
두오모 주위는 큰 광장으로 이루어 져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았다. 현지인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두오모 주위에 그리고 두오모 입구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놀고 있었다. 젤라또를 먹는 사람도 많이 보였고 아이들을 뛰어 놀고 있었다. 반작거리는 장낭감을 파는 상인부터 그림을 파는 상인까지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고 한쪽에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모든게 두오모와 함께 함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름답지만 생활과 유리되지 않은 일상속의 아름다움 이었다. 우리는 두오모를 한바퀴 돌았다. 두오모의 뒷면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것 처럼 더러웠다. 그 뒷편에는 복원을 하는건지 청소를 하는건지 공사를 하는듯 보였다. 그렇게 한바퀴를 쭈욱 돌자 그 거대함에 다시한번 놀랐다. 성당은 정말컸다. 한자퀴도는데 5분정도 걸리는것 같았다. 그런데도 앞면 뒷면 옆면 무었하나 소홀함이 없었다.
두오모를 보고 숙소로 돌아와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로마에서 피렌체로 온건 정말 훌륭한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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