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신혼여행기-이탈리아

신혼여행기 #17 냉정과 열정사이? 이런 구라쟁이

반응형

꾸뽈라 표를 받고 옆에 화장실을 갔다. 화장실은 유료였는데 무려 1유로나 했다. 유료화장실 답게 깨끗하긴 했지만 커피한잔값의 화장실은 아깝기 그지 없었다

화장실을 나와서 불쾌한 마음으로 꾸뽈라를 향했다. 그래도 날씨는 너무 좋았고 두오모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짜증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여행할 하등의의 이유가 없었다. 배낭안에 가장깊은곳에 넣어야할것은 여유. 그게 평소 나의 지론이었다.  다시 도착한 꾸뽈라의 입구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피렌체 카드가 없는것 같았다. 일반줄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뒤로한체 짧은 피렌체 카드소지자를 위한 줄로 섰다. 덕분에 우리는 기다림 없이 바로 입장할수 있었다. 다만 햇볕아래서 길게 줄을선 100여명의 눈길이 따가웠다. 합법적으로 새치기를 하는 기분, 딱 그 기분 이었다. 

 

 

 

꾸뽈라를 올라가는 길은 나쁜 의미로 엄청났다. 좁고 가파른 계단이 계속이어 졌다. 게다가 계단은 구불구불하기 까지 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계단이 계속될때에는 여기가 어디고 얼마만큼올라왔고 얼마나 올라갈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다만 앞사람만 따라서 올라갈뿐 만일 앞사람이 나아가지 않는다면 그게 몇분만 지속되면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올라가는 길은 힘들고 어려웠다. 게다가 중간부터는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합쳐졌다.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다가 앞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라도 있으면 계단의 한쪽 끝에서 기다려야 했다. 계단은 두명이 서로 지나가기에는 너무 좁았다. 결정타는 마지막 계단이었다. 그나마 여기는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이 나눠져있었는데 그럴수 밖에 없는게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벽에 계단이 있는 꼴이었다. 두 다리로 올라가기 보다는 내발로 기어올라가는게 더 편할 정도 였다.

정상을 가기전 둠의 내부 천장화를 볼수가 있었다. 재미있는게 로마의 천장화는 하느님이 얼마나 위대하시고 어떻게 새상을 만들었고 선지자들이 어떤 이적을 보여줬는지를 주욱 보여주는 그림들 이었다. 예를들어 시스타나 대성당의 천지창조가 그랬다. 그에 반해 두오모의 내부는 하느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떤 벌을 받는지로 가득 차있었다. 지옥의 모습이라던지 악마가 인간을 어떻게 벌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협박으로 가득 차있었다. 재미있었다. 기차로 3시간, 멀다면 먼 거리이지만 같은 문화권에서 존재했던 두 성당의 모습이 이토록 다른점이 말이다. 어쩌면 로마의 교회는 초창기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직 크리스트교에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이 얼마나 위대하고 그 사도들이 얼마나 훌륭한 인물들인지를 보여주어 포교를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에 반해 모두가 하느님을 인정하고 믿고 있는 상태에서는 하느님을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벌을 받는지에 대한 협박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길고긴 터널을 지나 정상에 도착했을때의 첫 느낌은 반갑다는 거였다. 햇살과 상쾌한 바람이 그리고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이 이토록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피렌체 시의 전경보다는 드디어 지겨운 계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리고 한참을 술을 헐떡이며 숨을 고르다보니 그제서야 경치가 눈에 들어와왔다. 피렌체의 전경은 놀라웠다. 갈색의 지붕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시가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그 힘들길을 올라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무척이나 높은대 반해 안전 철망은 나의 엉덩이 정도밖에 오지 안았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수도 있을꺼 같았다. 게다가 사람들은 너무 많고 움직이기가 용이치 않았다. 그리고 생강양은 역시나 고소공포증에 떨고 있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기둥사이 벤치에 앉아 잇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았다. 앞으로는 아름다운 도시가 펼쳐져 있고 바람은 시원하게 땀을 식혀주고 있었다. 우리는 손을 잡고 있었다. 더이상 필요한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다가 조금 진정된 생강양과  사진을 찍으며 한바퀴를 돌았다. 이제 내려가야할 시간 이다.

내려가는 길은 더욱 끔찍했다. 우선 처음계단, 그러니깐 옥상에 가장가까운 계단이 문제였다. 거의 직각의 가까운 계단이었다. 올라가는건 위만 보며 올라 갈수도 있었지만 내려오는건 더욱더 위험해 보였다. 생강양은 거의 얼어버렸다. 사람들을 먼저 내려보내고 내가 생강양앞에 섰다. 그리곤 생강양을 바라보며 뒤로 돌았다.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발한발 천천히 내려왔다. 그후에도 내려가는 길은 가팔랐고 힘들었다. 다닥 다닥 붙어서 내려오다보니 뒤에서 한명이라도 넘어지면 앞사람들을 줄줄이 덥칠꺼 같았다. 혹시라도 몰라 뒤쪽을 계속 신경쓰면 서 내려왔다. 그렇게 힘들게 내려와 땅을 밟으니 너무나 행복했다. 햇살은 따스했고 세상은 평화로웠고 두오모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우리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젤라또를 하나씩 사먹었다. 사실 젤라또 가먹고 싶어서 핑계를 댓다. 꾸뽈라를 내려와서 두오모 앞에서 멋은 젤라또는 참 맛있었다. 

나중에 저녁을 민박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누군가 말했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마지막 장면에 남자주인공이 꾸뽈라를 올라가 한숨한번 쉬는거는 거짓말이라고.......

 

 

 

 

 

반응형